공공 데이터 기반 지역 문제 해결

공공 데이터 기반 지역 주민 민원 자동 대응 시스템 개발기

qwer-asdf1 2025. 8. 4. 07:00

반복되는 민원, 대응 지연… 지역 문제 해결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지방 행정의 현장에서는 매일같이 다양한 민원이 접수되고 있으며, 특히 단순한 불편 신고부터 주민 간 분쟁, 환경, 교통, 주차, 안전 등에 이르기까지 반복되는 유형의 민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민원 대응의 속도와 정확도다. 담당 공무원이 민원 하나하나를 수기로 분류하고 처리해야 하다 보니, 특히 인력이 부족한 지자체에서는 1차 응답에만도 수일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민원인은 답답함을 느끼고,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접수하거나, 처리 지연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기도 한다. 결국 행정과 주민 사이의 신뢰는 점점 약화되고, 이는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지곤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받는 대안이 바로 공공 데이터 기반 지역 문제 해결 모델이다. 특히 민원 자동 대응 시스템은 공공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분석·활용함으로써 반복되는 행정 절차를 자동화하고, 민원인에게 보다 신속한 응답을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지향한다. 기존에는 민원이 들어오면 담당자가 수동으로 유형을 구분하고 부서에 전달하고, 처리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야 했지만, 자동화된 시스템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민원의 내용을 이해하고 즉시 적절한 응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 전환의 한 축이며, 지역 내 고질적인 행정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핵심적인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데이터가 쌓이면 통찰이 생기고, 통찰은 자동화를 가능케 한다

 

공공 데이터 기반 민원 자동 대응 시스템의 시작점은 바로 ‘데이터 축적’이다. 민원은 시시각각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입된다. 국민신문고, 안전신문고, 지자체 홈페이지, 모바일 앱, 전화, 방문 접수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입력되는 정보를 모으는 것 자체가 초기 단계의 큰 과제다. 하지만 여러 해 동안 축적된 민원 데이터는 패턴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를 분석함으로써 특정한 반복 구조가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불법 주정차 민원’은 특정 지역의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며, ‘쓰레기 무단 투기’는 주말이나 연휴 이후에 급증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분석 결과다.

이러한 반복성과 시계열적 특성을 인식한 지자체는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분석 모델을 학습시켜 민원 유형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우선순위를 매길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서울 강북구와 인천 서구는 2022년부터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접목해 민원의 문장을 기계가 이해하도록 하였으며, 이후 ‘민원 분류 코드 자동 할당’ 기능을 시범 도입해 행정의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 기술은 단순히 키워드만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문장의 의미와 맥락을 파악해, 민원이 어떤 부서에서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어야 하는지를 자동으로 판단하는 알고리즘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스템의 구조와 운영 방식: 실시간 분류에서 자동 응답까지

 

공공 데이터 기반 민원 자동 대응 시스템은 크게 네 가지 핵심 모듈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데이터 통합 수집 모듈로, 이는 여러 플랫폼에서 유입되는 민원 데이터를 표준 포맷으로 변환하여 중앙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두 번째는 자연어 처리 기반 민원 분석 모듈이다. 이 모듈은 민원인의 문장을 분석해 해당 민원이 ‘도로 파손’, ‘가로등 고장’, ‘소음 분쟁’ 등 어느 범주에 속하는지 판단하고, 긴급도와 처리 예상 시간을 함께 예측한다.

세 번째는 응답 템플릿 자동 생성 모듈로, 과거 유사 민원에 대한 대응 데이터를 참고해 가장 적절한 응답 문구를 생성한다. 예를 들어 ‘밤마다 골목길이 너무 어두워서 불안하다’는 민원에는 “해당 지역의 가로등 점검이 접수되었으며, 일주일 내로 안전 점검을 시행하겠습니다”와 같은 자동 응답이 제공된다. 마지막은 민원 이력 기반의 피드백 추적 시스템이다. 민원인이 시스템을 통해 처리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처리 후 만족도 조사와 개선 제안까지 통합적으로 연동되어 있다. 이는 기존의 일방향 행정 처리에서 쌍방향 소통 기반 행정으로의 진전을 의미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실제로 도입된 경기도 구리시에서는 접수된 민원의 75% 이상이 시스템을 통해 자동 응답되었으며, 처리 소요 시간은 기존 평균 3.2일에서 1.1일로 단축되었다. 무엇보다 민원인의 체감 만족도에서 큰 향상이 있었다. 응답 속도가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회신조차 받지 못했던 간단한 민원도 이제는 체계적인 응답을 받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민원 자동 대응 시스템이 이끄는 공공 행정의 변화

 

민원 자동 대응 시스템은 단순히 행정의 디지털화를 넘어서, 공공 데이터 기반 지역 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행정 철학의 구현이다. 지금까지의 지방행정은 문제 발생 → 민원 접수 → 부서 분배 → 현장 확인 → 처리라는 반복적이고 수직적인 구조였다. 하지만 자동 대응 시스템은 민원이 접수되는 순간, AI가 즉시 해당 부서와 담당자에게 정보를 전송하고, 민원인에게는 실시간으로 진행 현황을 알려준다. 그 과정에서 빅데이터는 계속해서 축적되고, 향후 유사한 민원이 발생했을 때 더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이 시스템은 지역의 인구, 환경, 시설, 교통 등 다양한 공공 데이터와 연계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컨대 한 지역의 쓰레기 무단 투기 민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 인구밀도 데이터, CCTV 분석, 수거 빈도 등의 공공 데이터를 함께 연동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정책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런 의미에서 민원 자동 대응 시스템은 단순 기술이 아닌, 지역 문제 해결의 전략적 도구라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런 시스템은 정책 수립에도 기여할 수 있다. 어떤 유형의 민원이 언제, 어디서, 얼마나 반복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지역사회가 어떤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이는 사전적 문제 해결은 물론, 민원 자체의 발생을 줄이는 예방 행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즉, 민원이 발생한 뒤 해결하는 ‘사후 대응’이 아니라, 발생 이전에 방지하는 ‘선제 대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 지방행정의 새로운 모델이 되다

 

공공 데이터를 중심으로 구축된 민원 자동 대응 시스템은 지방정부가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효율적이고 신뢰 기반의 행정 모델을 도입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서, 공공 데이터 기반 지역 문제 해결의 체계를 구축하고, 반복되는 행정 낭비를 줄이며, 주민의 불만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물론 이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과제가 있다. 공공 데이터의 표준화, 각 지자체 간 시스템 호환성 확보, AI 기술의 지속적인 고도화, 개인정보 보호 강화, 행정 조직 내부의 디지털 인식 전환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으며,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통해 시스템이 점차 정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확산 가능성은 매우 높다.

결론적으로, 공공 데이터 기반 주민 민원 자동 대응 시스템은 지역 행정의 가장 기초적인 업무에서 시작된 디지털 혁신이, 어떻게 전면적 행정 체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는 ‘데이터는 곧 해결책’이라는 원리를 실현하는 동시에, 주민과 행정이 보다 가까워지는 기술 기반 행정 모델의 새로운 장을 여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