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데이터 기반 지역 문제 해결

공공 데이터 기반 지역 마을방송 시스템 개선 프로젝트

qwer-asdf1 2025. 8. 2. 14:49

노후화된 마을방송, 여전히 중요한 지역 커뮤니케이션 수단

전국의 시골 마을이나 읍·면 단위 소규모 지역사회에서는 여전히 ‘마을방송’이라는 전통적 매체가 주민들의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른 아침 마을회관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지는 안내방송은 상수도 단수 일정, 폐기물 수거일, 구청 공지, 주민 대상 예방접종 일정 같은 생활 정보 전달에 활용되고 있으며, 고령층이 많은 지역일수록 그 의존도는 상당하다. 그러나 이 마을방송 시스템은 대부분 1990년대 이전에 설치되어 노후화가 심각하고, 방송 송출 장비나 음질, 통신 방식이 낙후된 경우가 많아 효율적인 정보 전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기상 재해, 실종자 수색, 화재 발생 등 위기 상황에서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주민들이 불편함과 불안감을 호소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현대 사회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며, 대부분의 행정 서비스가 모바일이나 웹 중심으로 이행되는 가운데, 마을방송이라는 아날로그 수단이 여전히 주요한 정보 채널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면서도 동시에 문제의식을 자극한다. 특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활용률이 낮은 고령층이나 농촌 거주자들에게는 여전히 공공기관의 실질적인 의사소통 창구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용행태는 정책 수립 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마을방송 시스템을 보다 현대화하고, 디지털 전환의 흐름과 연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며, 그 해답으로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선 프로젝트가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지역 마을방송 개선 사례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마을방송 운영의 진단과 과제

 

마을방송의 현대화를 위한 첫걸음은 현재 시스템의 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 전국 지자체들은 행정안전부의 디지털 뉴딜 사업 일환으로 마을방송의 송출 주기, 활용률, 주민 만족도, 방송 커버리지 등을 공공 데이터화하는 프로젝트를 시범 도입하고 있다. 예컨대 특정 읍면의 마을방송 수신 불량 지역 데이터를 지도화하여 음영지역을 분석하거나, 방송 고장 및 민원 접수 빈도를 데이터로 누적하여 어느 지역에 장비 교체가 시급한지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각 마을의 인구 구조, 스마트폰 보급률, 고령 인구 비율 같은 인구사회학적 데이터를 결합하면, 방송 방식의 디지털 전환 가능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일부 지역은 자체 설문조사 및 통화 이력 데이터를 분석해, 음성방송보다 문자메시지(SMS), 앱 알림을 선호하는 주민 비율이 높다는 결과를 도출해내기도 했다. 특히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방송 내용을 명확히 청취하기 어렵고, 반복 수신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불편함을 호소해왔다. 이처럼 마을방송 시스템은 단순히 기계 설비의 문제가 아닌,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체계로 재정립되어야 하며, 공공 데이터는 이를 실현하는 핵심 수단이 된다.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면, 기존의 일방향 아날로그 방송에서 벗어나, 대상별 맞춤형 방송 전략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실증 사례: 디지털 전환으로 새로 태어난 마을방송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경상북도 상주시의 마을방송 개선 프로젝트다. 상주시는 마을별로 기존 아날로그 확성기 데이터를 수집하고, 음영지역 지도 및 고장 이력 데이터와 병합하여 장비 우선 교체 대상지를 선정했다. 이후 해당 마을에는 디지털 방송 송신기를 도입하고, 음성 송출 외에 문자 안내, 마을회관 LED 전광판 송출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마을 알림 시스템을 구축했다. 주민들은 같은 내용을 여러 방식으로 전달받을 수 있어 정보 접근성이 향상되었고, 방송 오류 발생률은 70% 이상 줄어들었다. 또한 송출 기록과 응답률을 데이터화해 추후 예산 및 유지보수 정책 수립에 참고하고 있다.

또한 충청남도 예산군은 마을방송 내용을 자동으로 음성 파일로 변환하여 전화로 발송하는 ‘자동 음성안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위해 해당 지역의 전화망 통화 품질 데이터, 고령층 통화 사용 통계, 방송 인지율 설문 결과를 종합 분석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전화 수신 시간이 집중되는 오전 9시~10시에 방송 송출을 집중 편성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특히 독거노인이나 이동이 어려운 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기존 마을회관 중심 방송이 놓치기 쉬운 취약계층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는 관광객이 많고, 고령층과 외국인 주민 비율이 동시에 높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방송 내용을 한국어와 영어로 동시 송출하는 ‘다국어 마을방송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이를 위해 관광객 밀집 지역 데이터, 외국인 거주 통계, 언어별 민원 접수 건수 등의 공공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다국어 방송의 실제 청취율까지 측정 가능한 스마트 송출 장치를 활용했다. 그 결과 마을 공지에 대한 외국인 주민의 이해도와 만족도가 크게 상승했으며, 행정서비스의 포용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을방송의 미래, 데이터와 함께하는 소통의 진화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을방송 시스템 개선은 단순히 방송 장비를 교체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정보 전달 체계를 다시 설계하는 과정이다. 특히 고령화, 기후위기, 지역소멸 등의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는 농어촌 지역에서는, 마을방송이야말로 공동체를 연결하고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마지막 안전망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면, 지역별 방송의 수요와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주민 특성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진화시킬 수 있다.

향후에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방송 장치가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지진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 발생 시, 기상청의 재난 데이터와 연동해 자동으로 재난 방송을 송출하거나, 각 가구에 설치된 스마트 스피커로 실시간 알림을 전달하는 체계도 가능하다. 또한 방송 수신 여부를 데이터로 기록하여, 실제로 방송이 주민들에게 도달했는지 확인하고 미청취자에게는 보완 안내를 제공하는 등의 ‘쌍방향형 마을방송’도 도입이 기대된다. 이는 더 이상 마을방송이 ‘틀어놓고 끝나는 일방향 시스템’이 아니라, 주민 맞춤형 정보 전달 도구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마을방송의 개선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안전, 소통의 가치를 지키는 문제이다.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한 분석과 주민 참여형 설계를 바탕으로, 보다 포용적이고 신뢰받는 정보 전달 체계를 구축하는 일은 지방자치의 본질적 역할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마을방송의 진화가 계속된다면, 디지털 시대에도 모든 주민이 소외받지 않는 지역 공동체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